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가르쳐 준 것을 쉽게 기억하는 것도 놀랍고 할머니 할아버지랑 놀면서 유심히 하는 말을 기억하고 그걸 써먹는 것도 너무 신기합니다.
평소에는 아빠가 밤에 일을 하니 낮에는 아빠가 조용히 자라고 엄마랑 아이는 가까운 외할머니댁으로 갑니다.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한 때쯤 어느 날 집에서였습니다. 아이는 책상 뒤에 돌돌 말아놓은 포장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무심코 그 포장지를 주었더니 아이는 몽둥이로 때리는 시늉을 하며 외쳤습니다.
“집에 가! 집에 가!”
직감적으로 아이가 말을 안들을 때 외할머니가 파리채를 들고 하시는 말씀이라는 걸 파악하고 파안대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 말은 잘 못하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 하나 보면서 다 흡수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4살이 되어 어느 정도 말을 합니다. 말을 할 줄 아니,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참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이 말로 표현됩니다.
지난 4월 아파트 단지 내에도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벚꽃비가 내리면서 나무에는 파란 잎이 돋아납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나무가 저절로 공사해서 분홍색이 연두색으로 변했어… 근데 왜 공사했대?”
아이의 순수한 마음. 또, 그것을 보게 해주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언어는 참 예쁜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도 하늘을 본 아이는 하늘 위에 흩날리는 구름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구름이 녹았어”
가끔은 조용한 공원에 앉아 아이가 노는 것만 지켜봐도 먼지로 겹겹이 덮힌 마음을 그 옛날 우리동네 청개구리를 깨웠던 맑은 시냇물로 씻어내는 것 같습니다.
유치환의 아기 라는 고등학교 때 외운 시가 생각납니다.
아기/유치환 아기가 넌 어디서 온 나그네냐? 보는 것, 듣는 것, 만 가지나 신비롭고 이상키만 하여 그같이 연거푸 물음을 쏟뜨리는 너는, 몇 살이지? 네 살? 어쩌면 네가 떠나온 그 나라에선 네가 집나간지 나흘째밖에 아닌지 모르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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